건강 칼럼

성기능장애도 불러오는 당뇨병

2022-12-30 13:19

당뇨병은 갈수록 증가추세에 있어 2025년에는 3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성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잘 알려진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당뇨병은 혈관계, 신경계, 내분비계 등의 전신적 합병증을 포괄적으로 초래하는 질환이라는 특성을 가지므로 이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성기능의 장애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성기능의 장애가 급격히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기에 환자는 대책 없이 지내다가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심한 장애가 초래되어 적절한 치료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당뇨환자에서 가장 흔히 나나타는 성기능 장애는 남성에서의 발기부전증이다. 일반적으로 남성 당뇨환자의 반수 이상에서 발기부전증을 동반한다. 2000년에 발표된 미국 메사츄세쓰주에서 진행된 남성노화연구의 결과를 보면, 당뇨환자가 당뇨가 없는 사람에 비해 발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심한 중증의 발기부전증을 갖는 확률이 3배나 높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당뇨환자에서 오는 발기부전의 특징은 연령과 상관없이 젊은 경우에도 당뇨환자 3명중 약 1명꼴로 발생하며, 전체 연령층에서는 환자의 약 반수가 발기부전증을 호소하게 되고, 65세가 되어서는 이들 중 75%가 발기부전증으로 고생한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발병률이 급격하게 늘어나 20대 발기부전 환자에서는 약 1%의 발기부전 유병률이 43세가 넘어가면 약 47%로 증가한다. 또한 당뇨환자의 약 12%에서는 발기부전증이 초기 발현증상으로 나타나 당뇨병으로 진단되므로 발기부전증환자의 경우 당뇨병유무에 대한 선별검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와 같이 당뇨환자에서 발기부전증이 잘 동반되는 이유는 다른 심혈관질환 위험요소인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가장 많이 호소하게 되는 초기 증상으로는 발기를 시작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으나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하며, 환자자신은 평소에 느끼지 못하더라도 야간에 발생하는 음경의 발기력이 저하된다는 사실을 검사를 통하여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발기력이 감소하게 되는 원인은 음경발기에 필요한 자율신경과 혈관에 주로 병변을 초래하여 오게 되며, 일부에서는 내분비계에도 이상을 가져와 이렇게 여러 부분에서 복합적인 장애로 인하여 발기부전증이 발생하게 된다. 음경이 커지고 딱딱해지는 발기현상은 자극에 의해 음경의 혈관과 해면체의 평활근이 이완되어 혈류의 유입이 증가됨으로써 일어나는데, 당뇨환자에서는 발기에 관여하는 자율신경계의 해면체신경손상, 말단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들의 분비장애, 그리고 고혈당으로 인한 대사장애로 부터 세포막 내의 전해질펌프에 이상이 초래하게 되어 발기조직의 근간인 음경 해면체 평활근의 이완장애가 생기게 된다. 또한 발기조직내의 소공을 이루는 내피세포의 이완물질 분비장애, 해면체 동맥의 경화 및 폐색 등에 의한 혈류 유입장애, 해면체 평활근의 위축과 변성으로 인한 평활근 이완장애 등이 복합적으로 발기부전증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가 수행한 복합초음파검사를 통한 연구결과를 보면 당뇨환자의 발기부전의 경우에는 음경해면체의 정맥폐쇄기전에 장애가 있는 해면체성 발기부전의 양상이 많이 나타난다. 따라서 적절한 치료를 조기에 받지 못한다면, 발기의 근간이 되는 음경내의 해면체 근육 자체에 변성이 오게 되고, 이 때는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 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당뇨병 환자는 설사 현재에 자각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설문 등을 통하여 과연 정상적인 성기능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남성에서는 발기부전증과 동반하여 조루증 및 성욕감퇴도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뇨병 때문에 야기되는 정신과 신체적인 변화가 성욕과 사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보고된 유병률은 일반인의 경우 조루증이 30%내외에서 발견되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40%로 증가됨을 알 수 있다. 특히 당뇨로 인한 발기력의 감퇴가 발기력의 유지를 위해 지나친 흥분을 요구하므로 생기는 이차적인 조루증을 야기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발기부전증을 동반한 환자에서 조루증이 더욱 병발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성욕감퇴도 일반인에서보다 높은 25%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당뇨환자에서의 성욕감퇴의 원인은 여러가지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당뇨환자에서 잘 동반되는 성선기능저하증으로 오는 남성호르몬의 부족이나, 만성질환으로 생기는 우울감 등이 주용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이에도 발기시에 음경이 휘어지는 페이로니병이 당뇨환자에서 일반인보다 자주 발견된다. 일반인에서는 보통 3%내외에서 발견되나 당뇨가 있는 발기부전증 환자에서는 20%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는 당뇨환자가 정상적인 기능의 내피세포나 평활근세포가 감소됨으로 음경해면체를 둘러싸는 백막이 두꺼워지고 콜라겐 등이 침착하여 구조적 변형을 야기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여성의 경우에는 당뇨와 관련된 성기능장애가 뚜렷이 조사된 바가 아직 없다. 그러나 당뇨를 앓고 있는 여성이 정상인에 비해 성기능의 장애를 가질 확률이 충분히 높을 것이라고 추정해 볼 수는 있다. 그 이유는 여성의 성기능장애는 성욕감퇴, 흥분장애, 질분비물감소, 성교통 등이 포함되는데 당뇨병이 있는 경우 말초신경이나 혈관의 장애로 인해 질 분비물이 감소하여 흥분장애나 성교통 등이 잘 유발 될 수 있고, 당뇨라는 만성질환에 의한 우울감, 성행위에 대한 적극성의 감퇴 등으로 성욕의 장애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