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실버세대의 성 (노인과 성)

2022-12-29 14:19

성은 창조질서에 따르면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시고 가정을 이루어 살게 하신 것으로 보아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복 중의 하나입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사람, 즉 배우자와 허락하신 장소(가정의 침소)에서 마음껏 누리도록 복을 주신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부부가 오래오래 함께 살면서 성생활이 주는 쾌락을 즐기는 것은 주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만성질환을 얻는 등 건강이 악화되면 성기능도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성생활에서 능동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남성의 경우, 성취감이나 자신감의 상실과 함께 일상적인 부부간의 교제에도 문제가 일어나게 되며 노년기 우울 증 등으로 치닫는 경우도 있습니다. 


노년이 되면 성기능의 변화가 오는데 평소 발기의 강직도도 감소하고, 잠자는 동안 발기되던 횟수나 지속시간이 떨어지며, 한번 사정한 후에 다시 발기력을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점점 길어져 자연히 성생활의 횟수가 주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에 80, 90세가 되더라도 정년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는 것 중의 하나가 도대체 한 달에 몇 번을 해야 정상인가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이 없습니다. 외국의 통계를 보면 60대에서도 한달에 2-3회 이상 부부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한두 달에 한번이라 하더라도 부부가 모두 만족스럽다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지요. 그러나 부부가 간절히 원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안타까운 일이며, 성생활을 포기하지 말고 치료방법을 찾아 부부의 사랑을 확인하며 사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또한 성생활을 반드시 성기의 접합과 사정이 일어나야만 한다고 고집할 것이 아니라 가벼운 스킨쉽만으로도 충분한 교감을 할 수 있고, 부부가 만족스럽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남성이나 여성 모두가 성감이 둔해지고 절정기에 도달하는 시간이 지연되므로 급히 서두르지 말고 충분한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가지며 전희를 즐겨야 합니다. 충분한 전희가 진행되어 부부가 모두 삽입할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삽입을 시도하되, 노년기의 여성은 질분비물이 적어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으므로 질 윤활제를 써서 삽입을 도모해야 합니다. 체위도 정상위가 남성에게 체력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측와위나 후배위 등으로 다양하게 시도하여 노년의 신체적 부담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으로는 노년기에 찾아오는 성기능장애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노인 성기능장애라 함은 성욕감퇴나 조루증, 음경굽음증 등을 포함하여 성생활과 관련된 모든 장애를 일컫지만, 가장 흔하게 접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발기부전입니다. 발기부전이란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누리는데 충분한 발기를 얻지 못하거나, 얻더라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로 정의합니다. 이런 증상이 자주,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여러 역학조사에서 발견된 발기부전과 관련이 깊은 동반질환으로는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고지혈증 등이며, 정신질환인 우울증과, 전립선비대증 등의 하부요로증상과도 관계가 깊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사증후군, 비만과의 관련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발기부전현상은 단순히 발기가 되지 않아 겪는 어려움만이 문제가 아니기에 그 뒤에 숨어 있을 질환의 존재 가능성도 간과해서는 안 되며, 병원에서는 이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발기부전의 치료는 약 20여년 전부터는 효과적인 복용약 비아그라가 성공적으로 개발되면서 이 분야의 약물치료에 일대 혁신을 몰고 왔습니다. 이후 유사 약리작용을 갖는 약제들이 속속 개발되고 복제약들이 나오면서 보험혜택을 받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부담도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들 약제들은 발매 초기에 몇몇 환자들에게 일어난 심장마비 등의 사고가 보고되면서 약의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었지만 이제는 벌써 발매된 지 오래되어 그동안의 임상연구 및 경험을 통하여 위의 사고들이 약제 자체에 의한 영향이 아니라 성행위가 불가능했던 환자들이 급작스럽게 발기가 가능해지자, 미처 알지 못하고 지내왔던 약한 심장이 성행위 운동을 감당할 수 없어 생긴 일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노인 자신이 성행위의 운동량을 감당할만한 심장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가벼운 등산이나 골프 등을 무리없이 즐길 수 있는 심장이라면 현재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으로 질산염을 포함하는 약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주의를 요하는 경우가 몇 있는데, 노인에게 흔히 병발하는 전립선 비대증치료제인 교감신경차단제와는 적어도 4시간을 두고 복용해야하며, 일부 약제는 부정맥치료제와도 병용을 주의해야합니다. 항고혈압제와도 시간을 띄워 복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남성호르몬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 약제에 대한 반응이 미약할 수 있으므로 처방  전에 남성호르몬의 저하가 의심되면 반드시 혈중 남성호르몬의 농도를 확인해보고, 부족할 경우에는 남성호르몬과 함께 처방함으로써 치료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약제의 복용으로 모든 환자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당뇨, 고혈압 등의 성인질환과 동반된 중증의 경우나 골반강 내 수술 등의 합병증인 경우에는 반 수 이하에서 효과를 보이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약물의 주사요법이나 음경보형물 삽입수술이 필요하게 됩니다. 


발기부전증이 복용약의 개발로 진단과 치료가 한결 쉽고 간편해 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질환이 단순히 음경만의 질환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 뒤에 숨어 있는 만성 질환들, 심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대사증후군 등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장기간 성생활에 노출되지 않은 노인들의 심장상태에 대한 고려도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무턱대고 약을 처방받거나 친구들에게 얻어서 복용하기 이전에 반드시 이에 대한 세밀한 문진과 평가가 필요하며, 전문가의 도움을 망서려서는 안 됩니다. 


발기부전 이외에도 흔히 접하는 장애가 일찍 사정하는 조루증입니다. 이 또한 나이가 들면서 성관계의 횟수가 줄고 발기부전 등의 동반장애가 증가하면서 조루증도 함께 증가하게 됩니다. 원인은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심리적인 요인과 함께 중추 및 말초신경계의 수용체와 신경전달물질 등의 이상에 의한 기질적인 원인이 점차 밝혀지고 있습니다. 치료방법으로 행동요법, 약물요법, 국소치료제, 신경절제술 등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 모든 환자에게 만족스러운 치료방법은 없습니다. 최근에 최초로 조루증을 위한 복용약물이 허가를 받아 약 1시간 전에 복용하면 사정지연시간이 2-3배 연장되는 효과를 보여줍니다. 조루증 이외의 사정장애로는 사정감은 있지만 사정액이 거꾸로 방광으로 흘러 들어가는 역행성사정이나 아예 사정액의 분출이 일어나지 않는 무사정증 등이 있는데 이는 여러 신경계통의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지만, 전립선비대증의 약물치료나 수술치료 후에 일부에서 잘 동반됩니다. 약물에 의한 경우는 약물을 중단하면 회복이 되지만 그럴 수 없다면 뚜렷한 치료방법은 없으며 건강에는 이상이 없으니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또 나이가 들면서 음경이 한쪽으로 휘어지는 음경굽음증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발기시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며 일부에서는 발기부전증도 함께 호소하게 됩니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등으로 기다려보다가 6개월에서 1년 이상 변화 없이 지속된다면 수술로 교정이 가능합니다.  


이상으로 몇 가지 노인남성에서 흔히 발견되는 성기능장애를 살펴보았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하고 포기할 필요 없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누릴 수 있으며 한결 서먹서먹 했던 부부의 사이도 좋아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