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전립선암 환자의 발기재활

2022-12-29 14:18

서  언

전립선암은 미국 및 유럽국가의 남성 악성종양 중에서 가장 흔하며 이로 인한 사망률은 2위에 달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급격히 증가추세에 있는 암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카나다의 한 역학조사연구에 따르면, 일생 동안 전립선 암에 걸릴 확률은 12%에 달해 약 8명 중 1명은 전립선암을 가질 확률이 있는 흔한 암이지만 다행히 조기발견이 가능하고 일찍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완치가 가능하므로, 근치적전립선적출술을 시행할 경우 10년 생존률이 90%에 달하고 있다. 이렇게 완치율이 증가하면서 관심의 초점이 수술과 관련한 합병증과 그에 따른 삶의 질에 옮겨지게 되었고, 그 중의 하나가 성기능장애인 발기부전증이다. 여러 보고에 의하면 수술 후 약 25-75%의 환자가 수술 후 성기능의 장애를 호소한다고 하며, 약 60%의 환자는 이로 인한 배우자와의 관계 악화로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립선특이항원 검사가 정기검진에 이용되면서 전립선암이 발견되는 연령층이 갈수록 젊어지게 됨에 따라 성과 관련된 문제는 더욱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근치적전립선적출술 후에 발생하는 발기부전증에 대해 원인과 발생기전, 예방 및 치료방법에 대해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이들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한다.



병  인

음경발기의 현상은 음경 구조 내에 혈류가 유입되어 음경이 커지고 단단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는 신경계, 혈관계, 내분비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되는 복잡한 과정으로 자극을 받아 분비되는 신경신호에 의해 음경해면체 평활근이 이완되면 해면체 동맥을 통한 혈액의 유입이 증가되어 해면체에 혈액이 충만하게 되고, 충만 된 혈액에 의해 음경의 압력이 증가되어 발기가 일어난다. 이에 관계되는 신경분포로서 자율신경인 교감 및 부교감신경이 해면체신경으로, 체신경은 음부신경으로 분포하게 되고 이들에 의해 해면체 평활근의 긴장도가 음경동맥의 혈류유입의 정도를 결정하여 발기상태 여부를 결정한다. 이들 신경과 동맥이 바로 전립선피막 바깥에서 5시 및 7시 방향으로 붙어 지나가므로 전립선 수술 시 손상을 입기가 쉽다. 수술 후 겪는 발기부전증의 병태생리는 일부 혈관 손상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주로 수술에 따른 신경 손상에 의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일단 손상을 받은 신경은 재생이 어려우며, 발기에 필요한 신경전달물질 등의 분비장애가 야기되고, 그에 따라 해면체 평활근세포의 세포자멸사(apoptosis)가 발생하여 결국 발기유지에 근간이 되는 해면체 정맥막힘기전의 장애로 인한 발기기능장애가 오게 된다. 



수술 후 발기능의 보존 정도 

위에서 설명한 발기장애를 예방하기 위하여 신경보존 적출술이 개발되어 현재 활발히 수행되고 있지만, 술 후 발기기능의 보존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000개 이상의 전립선암 절제수술의 경험이 있는 숙련된 술자의 경우에 비로소 70% 전 후의 높은 보존율을 보고하고 있고,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경우 50% 전 후의 보존율이 보고되고 있다. 술기의 방법 또한 영향을 미쳐, 확대경을 사용하거나 조기에 신경혈관속을 보존하는 걍우가 결과가 더 좋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고,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하여 수술한 경우에도 좋은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물론 이외에도, 술전의 환자 발기력 상태, 환자의 나이, 암의 국소병기, 동반된 만성질환 유무 등이 보존율을 결정하는 중요인자로 거론된다. 



재  활

이유야 어떻든 환자나 임상의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런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일 것이다. 물론 자연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기간이 적어도 1년 반에서 2년이 걸리며, 회복된다는 보장 또한 없으므로 조기 대처가 권장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개발되었던 치료제에 따라 해면체내주사요법, 진공압축기구, 요도 좌제 등이 사용되어 미미한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최근에 이르러 복용약제인 PDE5(phosphodiesterase type 5) 억제제가 활발히 연구되기 시작하여 단순히 필요시 복용함으로써 회복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매일밤 지속적으로 복용함으로써 sildenafil 의 경우 자연발기의 회복률이 7배 증가했다는 일화성 보고도 나오고 있다.

 

PDE5 억제제를 이용하여 발기를 재활시키는 데에도 역시 여러 가지 인자가 관련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약제의 약리작용이 NO가 분비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한 만큼, 이를 분비할 수 있는 신경이 얼마나 잘 보존되어 있는가 이다. 또한 환자의 연령, 술전 발기력은 물론이고, 수술 후 재활을 위한 약물복용이 얼마나 빨리 이루어 졌는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재활방법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이들 약제의 필요시 복용이 아니라 매일 규칙적으로 일정시간에 복용하는 방법으로 이에 대한 연구들이 속속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결과로는 sildenafil을 술 후에 약 9개월간 매일 밤 복용시킨 후에 2달간 약을 끊은 상태에서 발기력의 재활을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7배 높은 재활효과를 보였다(27% 대 4%). 또 다른 연구에서는 sildenafil 100mg을 수술 후에 하루 걸러 한번씩 6개월간 복용시킨 결과 대조군에 비해 음경해면체 평활근이 증가되었다. 따라서 수술 후에 이들 PDE5 억제제를 이용하여 가능한 빨리(요도관을 제거하는대로) 매일 복용시켜본다면 발기력의 재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나, 아직까지 필요시에만 복용한 경우에 비해 의미 있는 효과의 증대가 있다는 증거는 없는 실정이다.


PDE5 억제제를 복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혈관작용제를 이용한 주사나 진공압축기, 최후에는 음경보형술 등의 재래식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결  어

약물을 이용한 구체적인 재활방법에 관해서는 어떤 환자를, 언제부터, 무슨 약으로, 얼마 동안, 어떤 방법으로 투여해야 하는 지에 대해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표준화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전에 발기부전을 예방하는 것이기에, 신경손상을 줄이는 보다 정교한 술기의 개발과 숙련, 손상이 불가피할 때에 이를 대치할 수 있는 신경대체수술요법이나 재생제의 개발, 수술 후에 닥치는 새로운 성생활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부부 프로그램의 개발 등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